▣ 국가경제 속 하우스푸어의 중요성 : 하우스푸어 체감가구
새해 박근혜대통령은 첫 신년기자회견에서 부동산 문제 중 하우스푸어 문제에 대해 ‘하우스푸어 문제는 가계부채의 핵심이다. 정말 어렵게 집을 장만했는데 이자 갚느라 쓸 수 있는 돈이 없어 소비도 안 되고 내수도 살아나지 않는다. 하우스푸어 문제를 완화하고 경제 활성을 위해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는 게 시급하다며 하우스푸어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언급하였다.
실제로 가계부채가 약 1,000조원이 된 현재 경제상황에서 하우스푸어 문제는 양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질적으로 심각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3.10월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86%로 2009.10월(0.59%) 이후 3년 만에 0.27%p 상승하였고,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2013.11월 개인회생 신청건수는 9만6412건으로 2012년 전체 신청건수(9만368건)를 추월하였다. 2010년 4만6972건, 2011년 6만5171건, 2012년 9만378건에 이어 3년 연속 증가 추세에 있다.
가계부채의 61.0%(2013.2월 기준, 2008년.8월 56.9%
차지함)를 차지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이 계속해서 가계에 심리적 부담으로 나타난다면 이는 소비감소로 이어져 내수경기뿐만 아니라 국가 경기활성화에
장기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므로 하우스푸어 가구를 정의하거나 고려할 때 각 가구의 경제적 상황뿐만 아니라 스스로 하우스푸어라고 체감하는지에 대한 심리적 기준도 적용하여 하우스푸어 가구를 정의 내려야 할 것이다. 「2012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원금상환 및 이자지급이 생계에 주는 부담 정도 수준을 물어본 결과 응답자 5,888명 중 67.6%가 부담스럽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부담이 없다’고 응답한 가구를 대상으로 원금상환 및 이자지급이 월소득에 몇 %이상이 되면 생계에 부담이 될 것인지에 대한 응답을 분석하면 10%이상~30%미만 응답률이 64.2%를 차지한다(최빈값은 20%이며, 평균 19.4%임).
가구가 대출로 생활고를 느끼는 수준은 DSR(Debt Service Ratio : 소득대비 대출원리금상환 비율) 20%정도로 분석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연구기관이나 금융권에서는 DSR이 40%이상이면 생계에 부담이 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잠재적 위험가구로 분류한다.
이전 연구에서 나온 하우스푸어 규모와 시장안의 실제 각 가구들이 느끼는 하우스푸어 규모가 차이가 나는 이유이다.
사전적 하우스푸어 정의(사전적 의미 : 주택대출금을 갚느라 생활고를 겪는 사람)를 기본으로 주택을 소유하고자 부채를 가진 가구들이 실제로 느끼는 생계부담까지 고려해 하우스푸어 체감가구 규모를 추정해 보면 1,251,336 호 정도가 하우스푸어 체감가구 규모이다.
하우스푸어 체감가구 125만명의 특징을 살펴보면 실제 비하우스푸어 체감가구들과 소득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거주주택을 위해 부채를 가진 가구 중 실제 하우스푸어 체감가구는 현재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가구에서 크게 나타난다. 이유는 하우스푸어 체감가구의 다른 특징에서 찾을 수 있다. 하우스푸어 체감가구의 가구특성은 수도권 아파트 거주, 40대 가구주, 4인가구이다.
이 특징들을 가진 가구는 라이프 사이클 상 소비가 가장 크고 또 계속 증가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소비를 줄여 부채를 줄이거나 감당하기 힘들다. 그러므로 다른 가구보다 능력에 비해 심리적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소득이 하우스푸어 비체감가구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하우스푸어로 느끼고 있다고 분석가능하다.
또한 우리나라 주택시장 변화로 인해 투자재로서 역할이 감퇴한 주택에 대한 부채는 주택을 구매하지 않은 가구느끼지 못하는 박탈감까지 심리적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서울 매매가격지수는 현재 2013.12월 99.7로 2008.3월(99.3) 수준과 거의 같다. 약 6년 동안 자본증식이 되지 못한 상황으로 과거 주택가격상승에 대한 경험을 반영한다면 주택소유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과 현재 주택으로 인한 부채에 대한 부담감은 더 크게 작용할 것이다.
▣ 현재 정책의 효과
현재 하우스푸어 정책은 이미 하우스푸어가 된 가구를 대상으로 한 대책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정부는 하우스푸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대책이 내놓았지만 정책대상이 되는 하우스푸어 규모는 크지 않으며, 또한 그 중 소득 등의 기준에 맞는 적합한 대상자를 한정한다면 정책해당 대상자의 규모는 더욱 작아진다.
거주주택의 주택담보대출을 가진 가구 중 순자산액이 마이너스인 가구수는 약 2만 8천 가구로 조사되었지만 실제 부담이 된다고 응답하고 DSR이 20%를 상회한, 순자산 마이너스 가구(고위험 하우스푸어)는 1/3정도인 약 9천 가구로 분석되었다. 하지만 이미 주택이외 자산을 대부분 소진한 가구에게 주택 소유권마저 포기해야하는 정책이 참여할지는 의문스럽다.
실제 현재 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는 하우스푸어 체감가구는 현재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정책이 급히 필요로 하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부채로 인한 현 거주지에 대한 불안감이 계속 커진다면 하우스푸어 문제는 계속해서 경기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
▣ 장기적 관점의 하우스푸어 체감가구 관리 필요
하우스푸어 체감가구는 대출로 인해 소비지출을 줄이고 있는 상태이지만, 대부분의 가구가 아직까지 주택자산가치보다 부채가 높은 상태는 아니며 실제 부채 미보유자보다 자산이 높고 생활수준도 높게 나타났다. 또한 정기적 수입이 있는 가구가 대다수이다. 다만 현재 가계상황 상 소비지출을 대출을 위해 급격히 감소시키기는 어려운 시기의 가계가 많기 때문에 현재의 부채부담이 심리적으로 가중되어 스스로 하우스푸어 가구라 느끼고 있다.
장기적으로 부채관리 및 계획을 다시 수립하여 미래가계자산의 불확실성이 제거된다면, 주택부채를 크게 느끼지 않고 안정적으로 부채를 갚을 수는 가구가 많이 존재한다. 분석결과 30대의 DSR 수준이 높지만 하우스푸어 체감가구는 40대에 더 많이 나타난다. 이는 30대에 계획한 가계자산관리가 주택시장변화로 인해 현재 큰 부채부담으로 돌아와 40대의 하우스푸어 체감가구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우스푸어 체감가구의 대부분은 아마도 주택가격 상승기에 주택을 가장 가치있는 재테크 수단으로 생각하여 주택구매시기(30대 후반 결혼과 자녀출산으로 인한 가족구성원 증가시기)에 큰 이자를 희생하더라도 주택을 구매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후 주택가격 안정화 시기가 도래하였고 또한 40대가 되어 소비지출이 증가하면서 자산증식이 되지 않는 주택보유가 더 크게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그 결과 부채에 실질적 부담은 30대가 더 많지만 심리적 부담이 더 큰 40대에 하우스푸어 체감가구가 더 많이 나타난 것이다.
현재 주택에 대한 개념은 많이 변화했다. 이제 더 이상 주택은 ‘가치 있는 투자재’가 아닌 거주지 마련을 위한 선택이라는 인식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제일기획에서 나온 「2013 대한민국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데이터 보고서」 중 집에 대한 인식에서 ‘내 집 마련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70%가 동의하였지만 과거와 달리 집은 투자보다 거주의 목적이 더 크다는 생각을 가진 소비자도 60%정도 차지한다고 조사되었다.
단순히 하우스푸어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기 보다는 조금 더 큰 시각으로 주거지 마련을 위해 부채를 진 가구를 대상으로 부채관리를 도울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한다. 각 가구의 경제 불확실성이 감소하여 주택으로 인한 유동성 제약이 완화된다면 장기적으로 경제활성화에 기여 가능할 것이다. 변화한 주택시장에서 각 가구의 경제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정책은 단순히 구제를 통한 하우스푸어 해결 정책보다는 변화된 주택시장에 맞게 가구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정보와 서비스 제공이다.
실제 삶을 살아가는 도중 부딪치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제공한다면 심리적 부채부담에서 벗어나 경제적 활동을 더 활발히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30대 연령대의 하우스푸어 체감가구에게는 주택구입으로 인한 가계부담과 부채관리능력을 갖추기 위한 서비스 위주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며, 40대 연령대는 과거 주택가격 상승기와 다른 안정화시기에 맞는 부채의 재구성과 거주주택에 대한 금융지원을 통해 현재 주택에 대한 거주에 대한 불안정성을 제거가 필요하다.
현 정부도 하우스푸어 문제를 완화하고 경제 활성화를 위해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를 중요시 하고 있다. 이러한 의지는 실제 심리가 중요한 부동산 시장이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심리적 위축이 지속된 125만 정도의 하우스푸어 체감가구에게는 실질적인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기 위한 정책마련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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